[막 내리는 석탄발전시대] 폴크스바겐 배출가스량 조작… 새 소프트웨어 개발해 사실 밝혀
흥미로운 것은 이곳이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17일(현지 시간) 새크라멘토에 있는 캘리포니아 EPA에서 만난 데이비드 클레건 기후변화프로그램 공공정보 담당관(사진)도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를 한 인물이다. 그는 공기의 질을 관리·규제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글로벌 이슈가 됐던 폴크스바겐 사태의 진상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는지 궁금했다. 그는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의뢰를 받은 웨스트버지니아대 대기공학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폴크스바겐 디젤차량이 검사 시와 실제 도로주행 시 배기가스 배출량이 크게 차이가 났다. 그래서 웨스트버지니아대 팀이 이곳으로 와 우리 연구실에서 같이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폴크스바겐의 프로그램 조작을 잡아내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테스트했더니 조작임이 명백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를 불러 캐물었더니 처음에는 변명하다가 나중에는 ‘잘못했다’고 시인해 EPA가 결과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레건 담당관에게 “당신이 한국의 정책입안자라면 어떤 환경정책을 펴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가치(리얼 밸류)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돈은 아니다. 정책입안과 관련해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한국도 환경과 관련해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한다. 대기 중에 배출가스가 많아지면 건강이 나빠지고 그 대가는 바로 우리들이 치러야 한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모든 것이 신재생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식당에서 나오는 폐유로 친환경 바이오연료를 만들 수 있고 쇠똥도 훌륭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관점으로 봐야 한다.”
새크라멘토=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