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대통령 26일 영결식]영결식 어떻게 치러지나
○ 9선 의원의 ‘마지막 등원’
운구 행렬은 오후 1시 25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해 광화문과 충정로 공덕오거리 마포대교를 지난다. 운구 행렬이 지나는 곳의 차량 통행은 구간별로 통제된다. 국회의사당에 도착하면 의장대와 도열병이 ‘받들어 총’을 하고 조악대가 조곡을 연주한다.
영결식장 맨 앞에는 제단이 마련된다. 제단 바로 앞에는 상주와 직계 유족, 전직 대통령, 장례위원장 등이 자리를 잡는다. 그 뒤로는 유족 측 친인척, 입법·행정·사법부 주요 인사와 종교계 인사 등이 앉는다. 영결식 사회는 김동건 전 KBS 아나운서가 맡는다. 오후 2시 개식 선언에 이어 애국가와 묵념곡이 연주된다. 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약력 보고를,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조사를 읽는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의 추도사가 약 8분간 진행된다.
추모곡이 끝나면 조총을 발사해 폐식을 알린다. 총 21발이다. 군예식령에 따라 국가원수는 21발,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국무위원(장관)은 19발, 차관급은 17발을 쏘게 돼 있다. 영구차 출발과 함께 폐식이 공식 선언되면 약 80분에 걸친 영결식이 마무리된다. ‘최연소 의원’ ‘9선 의원’ 기록을 가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등원’이 끝나는 것이다.
○ 노제 없이 상도동에 ‘작별 인사’
오후 3시 40분경 동작구 상도동 사저 앞에 운구 행렬이 도착하면 영정을 안은 유족이 2층짜리 양옥집 안을 한 바퀴 돌아본다. 46년 동안 산 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10여 분이다. 운구 행렬은 다시 사저 근처의 대통령기념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 앞에 정차하지 않고 속도를 줄여 지나친다. 유족의 뜻에 따라 별도의 노제와 추모제는 열리지 않는다.
도서관을 떠난 운구 행렬의 최종 목적지는 국립서울현충원. 88년 동안 역동의 현대사를 몸으로 견뎌낸 김 전 대통령이 영면(永眠)으로 가는 마지막 길이다. 오후 4시경 현충원에 도착하면 장군 제3묘역 우측 능선에서 안장식이 거행된다. 조문객 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맡으며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안장식은 헌화 및 분향 하관 예배 허토 순으로 진행된다.
묘소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원수를 지낸 사람의 묘소 크기인 264m²(약 80평)로 조성된다. 현충원과 상도동 사저는 차로 10여 분 거리다. “손(명순) 여사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서슴없이 밝혔던 김 전 대통령은 고인이 돼서도 손 여사와 가까운 곳에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