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대통령 26일 영결식]관 위에 화강암 마사토 뿌리기로
DJ 안장식땐 하의도 흙 가져와… 朴대통령, 빈소 발인 참석 검토
호소카와 前총리 헌화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26일 첫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현직인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박 대통령의 건강이 여전히 안 좋아 내일(26일) 아침에 영결식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7박 10일간의 해외 순방을 하면서 건강이 나빠진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영결식에 참석해 추운 날씨에 1시간 이상 밖에 있으면 건강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영결식에 아예 가지 않거나 영결식 참석 대신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지켜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부인 손명순 여사 역시 YS의 서거 직후부터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영결식 행사 전체를 소화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손 여사는 평소 타지 않던 휠체어를 탈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라고 한다. YS 측 관계자는 “YS의 마지막 길인 만큼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지만 내일 아침 건강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공연에서 울려 퍼질 가곡 ‘청산에 살리라’는 2010년 YS가 자신의 83번째 생일잔치에서 ‘축하노래’로 요청했을 만큼 평소 좋아하던 곡이다. YS는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리라’라는 이 노래의 가사를 좋아했다고 한다. 안장식에서 관 위에 어떤 흙이 뿌려질지도 관심거리다. YS 측은 허토(관에 흙을 뿌리는 의식)에 특별한 흙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수 비서실장은 “(YS에겐) 대한민국 전체가 고향”이라며 “행정자치부에서 깨끗한 마사토(화강암이 곱게 갈려 물이 잘 빠지는 흙)를 준비해 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2009년 DJ의 안장식에서는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가져온 흙을 한 줌 뿌렸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