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억 이상 세금 체납 2226명 명단 추가공개… 빼돌리기 백태
아궁이속 현금 6억 돈가방(위쪽 사진)과 80억 주택에 와인 1200병(아래쪽 사진).
국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 2226명(개인 1526명과 법인 700곳)의 명단을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에 새로 공개했다고 25일 밝혔다. 국세청은 5억 원 이상의 국세를 체납 이후 1년 넘게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개인이나 법인의 명단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체납자들이 내지 않은 세금은 총 3조7832억 원이다. 1명 또는 법인 1곳당 평균 17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셈이다.
법인 중에서는 CNH케미칼(대표 박수목)이 490억 원을 체납해 1위에 올랐고, SSCP(대표 오정현)가 체납액 403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 매출액이 1730억 원이던 SSCP는 2012년 9월 12억 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된 뒤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회사다. 일각에서 부도 이후 오 대표가 조세피난처 국가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830억 원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오 대표에게 수백억 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졌다.
국세청은 올해 9월을 ‘현장수색 집중기간’으로 정해 재산을 빼돌려 호화 생활을 하는 고액 체납자들을 추적한 끝에 이 중 137명을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대구의 한 전원주택에 사는 서모 씨는 부동산 경매에 따른 양도소득세 9억 원을 내지 않고 버티다가 국세청의 재산추적 조사를 받았다. 국세청 조사관들은 서 씨의 집 마당에 놓인 재래식 가마솥의 부뚜막 아궁이 잿더미 속에서 5만 원권 지폐 5억 원과 1억 원 상당의 미화 100달러 다발이 들어 있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발견했다.
또 소득세 등 수백억 원을 체납한 중소기업 대표 이모 씨는 미국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삿돈을 빼돌려 서울 성북구에 호화 단독주택을 80억 원에 구입했다. 국세청은 이 씨 집에서 고급 와인 1200병과 명품 가방 30개, 골프채 세트, 거북선 모양의 금장식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한편, 현재 상습 고액 체납자 1, 2위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체납액 2225억 원)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1073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