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1월의 주제는 ‘공공 에티켓’]<226>남 배려 않는 꼴불견 승객
해외 여행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비행기나 공항 이용 에티켓 수준은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기내에서 조금이라도 먼저 내리려고 안전규정을 무시하는 사람 중엔 유독 한국인이 많다. 몸에 밴 ‘빨리 빨리’ 문화에 ‘나만 빨리 내리면 된다’는 이기심이 더해진 결과다.
내 시간은 1초도 아까워하면서 남의 시간은 배려하지 않는 꼴불견 승객도 적지 않다. 이달 중순 미국 출장길에 오른 직장인 김모 씨(27)는 비행기 출발시간 1시간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탑승수속을 마치기에도 빠듯했지만 김 씨는 전혀 서둘지 않았다. 출장 준비물을 사고 은행 창구에서 환전하고 출발 15분 전에야 발권 창구로 갔다. 그의 ‘노림수’대로 항공사 직원은 김 씨의 모든 탑승수속 업무를 속전속결로 처리해줬다. 출국심사대를 지난 그는 자신을 찾는 안내방송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먼저 인터넷으로 구입한 면세품을 찾은 뒤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늦어도 출발 10분 전에 모든 탑승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김 씨는 출발 2분 전에야 비행기에 탔다. 국내 항공사에 근무하는 승무원 이모 씨(29)는 “실제 김 씨처럼 항공사의 배려를 악용하는 얌체족 때문에 비행기 출발시간이 지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