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성모 씨(38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승진문제로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미 지난해 과장 승진에서 한 번 누락된 A씨는 올해도 승진하지 못하면 입사동기들에 비해 2년이나 뒤처지는 셈이다. A씨는 “승진에서 한두 번 밀려나다보면 조직 내에서 다시 인정받기 쉽지 않고, 갑자기 지방으로 발령 나 결국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직장인 10명 중 6명은 A씨처럼 직장에 다니면서도 언제 회사를 그만둘지 몰라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2년 전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45%에 가까운 국민들이 자신을 ‘하층민’이라고 여기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3만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업자 가운데 61.0%는 원하지 않는데도 직장을 옮기거나 회사를 그만둘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고용 불안을 느낀다’라고 답한 사람들을 연령별로 보면 30~39세가 65.5%로 가장 높았다. 40~49세는 63.5%, 50~59세는 59.4%였으며, 전 연령 대에서 절반 이상이 고용 불안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30%대인 점을 감안하면 정규직 근로자들도 상당수가 현재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지 고민하는 셈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고용이 보장되는 정규직도 인사고과를 제대로 못 받으면 언제든 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세종=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