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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앞에 두고 美-러 예기치 않은 충돌 위험

입력 | 2015-11-27 03:00:00

러, 최신예 미사일 시리아 배치
스텔스기도 탐지… 터키 남부 사정권
美 “국제연합군의 IS공습 중대 위협”… 러, 수입중단 등 터키 경제제재 예고




러시아가 터키 전투기의 자국 전폭기 격추에 대한 대응조치로 시리아 북서부에 최신형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S-400 배치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 긴장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위협이 되는 항공기는 바로 파괴하겠다”고 경고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 공습작전에 참가하고 있는 국제연합군 군용기들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25일 S-400을 배치했다고 밝힌 곳은 시리아 라타키아 주의 크메이밈 공군기지로 터키 국경에서 불과 50km 떨어진 곳이다. S-300의 개량형인 S-400은 최대 사거리가 400km여서 터키 남부는 물론이고 키프로스와 이스라엘 텔아비브까지 사거리 안에 두고 있다. 러시아 S-400 시리아 배치설은 이달 초부터 흘러나왔는데 공식 발표한 것은 터키에 대한 강한 경고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S-400은 공중에서 우리 전투기에 잠재적 위협을 가하는 그 어떤 목표도 파괴할 것”이라며 “앞으로 러시아 폭격기는 항상 전투기의 호위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리아 상공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는 서방 측 전투기와의 예기치 못한 충돌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한 관계자는 AFP통신에 “누구에게든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 체계”라며 “국제연합군의 시리아 내 공습 작전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판 미사일방어(MD)체계로 불리는 S-400은 최고 속도와 최고 비행고도가 각각 마하 12와 3만 m에 이른다. 전투기 등 항공기뿐 아니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요격도 가능하고 24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특히 스텔스 탐지 능력이 뛰어나 미군 B-2 스텔스 폭격기와 5세대 전투기인 F-35 등도 사전 탐지가 가능하다.

러시아 정부는 이와 함께 경제 제재를 통해 터키를 압박하기로 결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6일 내각 회의를 주재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경제와 인적 교류 분야 등에서 전폭기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틀 안에 조치를 마련할 것을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터키 상품 수입, 러시아 내 터키 기업 활동, 터키와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제재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혀 제한적 경제 제재가 가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터키 군 당국은 이날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폭기에 터키 전투기 조종사가 여러 차례 영어로 “터키 영공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즉각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라”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육성이 담긴 오디오를 전격 공개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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