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해상통제권 지키려는 美, 해양강국 도약 선언한 中 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美, 해상주도권 도전으로 간주 인공섬은 中의 주권 지키기…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 미국이 믿어야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난징대 ‘중국남중국해 연구중심’ 주임
남중국해가 중-미 간에 심각한 현안이 된 가장 근본적 원인은 두 개의 커다란 역사적 흐름의 교차점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래 아태지역 해양 안전의 주도자였다. 미국은 해공군력 우위와 아시아 각국과의 동맹 체제를 통해 서태평양에서 70년간 패권을 차지했다. 미국의 서태평양 군사전략의 핵심은 ‘해상 통제’였다.
지금의 중-미 간 남중국해 긴장은 바로 미국의 ‘해양 통제’와 중국의 ‘해양 강국’의 충돌이다. 미국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해양 강국’ 추구의 일부분으로 보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군사력 확장을 통해 군사적 통제력을 높이려 한다고 여긴다.
남중국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수로가 있는 곳이다. 전 세계 무역량의 41%가 이곳을 지난다. 1960, 70년대 베트남 전쟁 시절 미국의 이 해역에 대한 해공군력은 어떤 도전도 받지 않았다. 구소련이 베트남 깜라인 만에 군대를 주둔시켰으나 상징적인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중국이 불과 1년 반 만에 이곳에 12만6000km²의 인공섬을 만들었다. 융수자오 주비자오 메이지자오 등 3곳에는 활주로까지 갖추었다. 여기에 군사시설까지 지으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능력은 큰 진전을 이루게 된다.
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은 난사 군도의 섬 주권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베트남 필리핀 대만 등이 잇따라 인공섬을 건설하고 비행장을 짓는 등 군사시설을 설치한 뒤 중국도 스스로의 주권과 권익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다.
라센함은 중-미가 벌이는 해상 경쟁이 더욱 격렬해질 것을 보여 주는 위험스러운 신호다.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양국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지가 관심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터키 G20 정상회담, 필리핀에서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말레이시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 등에서 모두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화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에는 중-미 관계와 아시아 정책의 중심에 남중국해가 있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도 인공섬 건설 중단은 불가능한 일이다. 국내의 민족주의 정서는 물론 이미 수백억 위안을 투입했다. 원만한 양국 관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인공섬을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국이 믿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백억 달러가 투입돼 건설된 인공섬에 일정의 방어용 무기를 통한 방어는 필요하지만 섬의 주요 기능은 민간 용도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난징대 ‘중국남중국해 연구중심’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