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 청년일자리 창출 대토론회
신용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 2015 청년 일자리 창출 대토론회’에서 청년 도전정신과 리더십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각 분야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문화예술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
재정 투입해 일자리 늘리기는 한계… 콘텐츠 발굴로 고용 창출이 바람직
문화예술 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얘기는 오래전부터 해 왔지만 ‘일자리를 몇 개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얘기는 허상이라고 본다.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지원 현황을 보면 정부가 2015년에 군부대나 노인·장애인·교정시설 등에 파견한 예술 강사가 7700여 명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재정을 직접 투입해 늘릴 수 있는 일자리는 많아야 1년에 1만 개 정도다. 재정을 직접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문 예술법인에 대한 경영 지원이나 박물관 미술관 같은 공공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학예사, 무대예술 전문인, 문화예술 교육사 등의 자격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용뿐 아니라 창업, 작업환경 개선, 진로 교육 등 다방면에서 입체적 접근이 있어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기 위한 재정 투입보다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콘텐츠(일 자체)를 먼저 발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임-음악 등 다른 산업 연계효과 커… 대학-기업,고급인력 양성 협력 필요
게임 음악 출판 영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은 창조적 인력들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는 자체 소비도 많지만 다른 산업과 연계해 파급 효과를 높여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성장 속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2∼4배 빠르다. 한국도 세계 7위권의 콘텐츠 소비 강국이다.
특히 콘텐츠 산업은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분야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 종사자는 62만 명이다. 이 중 29세 이하가 31%다. 전체 산업의 29세 이하 종사자 비율(14.8%)보다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한국의 콘텐츠 산업 고용 특성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고용 계약을 하다 보니 계약직 비율이 높아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창작 및 기획 분야의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교육기관에서는 제작 분야의 초급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대학과 기업 간의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
▼스포츠 (박세혁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회장)▼
태권도 등 젊은 지도자 해외 취업, 정부-지자체가 적극 지원 나서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젊은 스포츠 지도자들의 해외 취업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를 통한 해외 일자리 창출은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F) 회원국이 206개나 된다. 2014년 국기원이 발간한 교육백서를 보면 약 100만 명의 태권도 유단자를 배출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대한체육회에 등록돼 있는 태권도 선수만 1만1120명이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스포츠 지도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스포츠 산업은 성장 및 고용 창출 잠재력이 다른 산업에 비해 큰 신성장 산업이다. 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 또한 많아 일자리 소멸률이 산업 전체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임시·일용직 비중도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 높아 일자리 질도 낮다. 일자리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 및 복지 혜택이 제대로 보장되는 좋은 일자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포츠 분야에서 많은 관련 자격증이 발급되고 있다. 하지만 자격 검증 및 사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광 (장병권 호원대 교수)▼
요트-생태관광 등 고부가상품 개발… 학교 정화구역 내 관광호텔 허용을
2009년 700만 명대이던 외국인 관광객이 2014년 1400만명까지 증가하면서 고용 확대를 가져왔듯이 일자리 확대 차원에서
국내 관광 수요도 늘려야 한다.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교 정화구역 안이라도 유해하지 않은 관광호텔 건축이
가능하도록 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5년 동안 관광호텔 객실 증가에 따른 신규 채용은 7만1843명, 이직자는
6만1003명으로 1만840명의 순채용 증가가 있었다. 스포츠나 환경 분야는 관광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새로운 상품을 발굴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요트 투어나 생태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취업난과 구인난이 함께
발생하는 인력수급 불균형, 즉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관광업계와 교육기관, 정부가 참여하는 청년취업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관광산업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제 중
하나다.
이종석 wing@donga.com·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