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취업 年 1만명으로”
해외취업 정책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해외취업자 대부분이 인턴 또는 저임금을 받거나 질 낮은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는 각 부처로 분산됐던 해외취업 사업을 ‘K-MOVE’란 브랜드로 통폐합해 추진했지만 국가별, 직종별 맞춤형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취업 진출이 유망한 15개국을 선정하고, 이들 국가의 특성과 직종에 맞는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 조사 결과 청년들이 진출할 수 있는 해외 일자리는 약 2만1000개(올해 기준). 국가별로는 미국(50%), 일본(23%), 아랍에미리트(UAE·7.1%) 순이었고, 직종별로는 정보기술(42%), 엔지니어(27%) 순으로 수요가 많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한국 기업이 다수 진출한 국가에서는 청년들이 이들 기업의 중간관리자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알선한다. 글로벌 기업이 밀집해 있는 홍콩 싱가포르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글로벌 리크루트 회사와 공동으로 취업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 병원과 기업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중동은 프로젝트 수주와 연계한 인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 재외공관장 평가에는 해외취업 지원 실적도 반영된다.
정부는 이런 정책을 통해 2017년부터 연간 1만 명의 청년을 해외에 취업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의 성과로 미뤄 볼 때 청년실업난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정책의 실효성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일단 청년들이 갈 수 있는 국내 일자리를 늘리고 질을 끌어올리는 게 해외취업보다 먼저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청년층(15∼2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임금근로 일자리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일자리가 전년 대비 10.3%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20대 일자리는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0대의 임금 일자리 수는 306만1000개로 50대 322만1000개보다 적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2년 연속 같은 현상이 이어진 것. 이에 따라 전체 임금근로자 일자리에서 청년층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0%에서 2013년 19.1%, 2014년 18.9%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늘었고, 청년층은 취업난이 심해 일자리가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ryu@donga.com / 세종=김철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