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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다나의원 환자들 증언 “어눌한 말투에 손 떨어… 의사 맞는지 불안”

입력 | 2015-11-28 03:00:00

“병실엔 퀴퀴한 냄새… 병상도 지저분, 감기 배탈보다 다이어트 주사로 붐벼”




“‘정말 의사가 맞으세요?’란 말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인근에 사는 주부 A 씨(51)는 27일 “지난여름에 배가 아픈 딸을 데리고 이 병원을 갔는데 진짜 병원이 맞는지, 의사가 맞는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A 씨는 “접수 후에 진찰을 받은 곳은 일반적인 진찰실이 아닌 병상 6개가 있는 입원실 같은 곳이었다”며 “원장은 병원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나타났고, 진료를 하는 손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원장이 딸에게 ‘무엇을 먹었느냐’고 묻는데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말이 어눌했다”고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딸이 진찰을 받은 공간은 퀴퀴한 음식 냄새로 가득했고, 그 옆에는 수액주사를 맞기 위해 중년 여성들이 병상에 누워 있었다고 한다. 또 진찰을 받기 위해 딸이 누운 병상에는 음식물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고 전했다. A 씨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인근 약국에 가서 저 병원이 정상적인 병원이냐고 물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과 의료계에 따르면 다나의원은 일반적인 동네 병의원들과는 다른 방식의 영업을 해왔던 곳이다. 병원을 찾는 사람의 상당수가 감기나 배탈이 난 인근 주민이 아닌 소개를 받고 다이어트나 피로 해소를 목표로 한 수액주사를 맞으러 온 사람들이었다. 이 병원에 간 적이 있다는 주민 B 씨는 “병원에 들어가면 항상 다이어트 주사를 맞고 있는 여성들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또한 부작용이 커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따져 처방해야 할 스테로이드 주사를 쉽게 처방하는 곳이라는 소문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태에 따른 역학조사 대상은 A 씨의 딸을 포함해 2268명으로 이 중 항체검사에서 C형 간염 양성으로 나온 사람은 27일 기준 71명으로 전날보다 4명이 더 늘어났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