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KT-카카오 선정]혁신적 금융 서비스 기대
○ 승부를 가른 것은 혁신성
K-뱅크은행, 한국카카오은행,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I-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은 올해 10월 1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뒤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 왔다. 이들은 각자 ‘빅데이터 가공 능력에 있어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 ‘중금리 대출은 우리가 적임자’라며 승리를 자신해왔다.
한국카카오은행의 경우에도 3800만 명의 가입자들이 하루 평균 55회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고객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점수를 땄다. 반면 I-뱅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은 평가할 만하나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 방식의 영업 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 결과가 발표되자 K-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은 자신들의 금융혁신 역량이 증명됐다며 환호했다. 김인회 K-뱅크 컨소시엄 태스크포스(TF)장 전무는 “차질 없는 사업 준비로 중소상공인의 창업을 지원하고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오랜 시간 고생한 만큼 말할 수 없이 기쁜 결과로 금융 소비자가 몸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탈락한 I-뱅크 컨소시엄은 내년 2차 인가 때 다시 도전장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신용 4∼7등급 소상공인 주요 대출 고객될 듯
시장에서는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이 지점을 기반으로 한 기존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 저렴한 수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운영돼 임대료 인건비 등의 비용이 적게 들고 그만큼 예금금리를 더 주거나 대출금리를 깎아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새로운 이자 및 이체 시스템도 선보인다. K-뱅크는 계좌번호 없이 휴대전화번호나 e메일로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심플 뱅킹’, 이자를 추가 통화시간 등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이자 예금’ 등의 혁신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은행은 P2P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혁신적인 해외 송금 서비스도 선보이기로 했다.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K-뱅크는 고객의 수요를 예상해 원하는 금융상품을 적시에 추천하는 ‘금융상품 오퍼링’ 시스템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고객이 부동산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아파트 담보대출 관련 상품을, 포털에서 차량을 검색할 때 오토론을 추천하는 식이다. 카카오은행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본으로 고객의 금융자산을 관리하고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주는 ‘카카오 금융봇’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고객의 현금 흐름 등을 챙겨 지출이 너무 많으면 ‘어제는 생각보다 지출이 많은 하루였어요. 현재 당신의 잔액은 16만 원입니다’ 같은 실시간 메시지를 전송해준다.
한편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발의된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2차 인가 절차를 밟아 추가로 2, 3곳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곽도영·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