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영 ㈜테크업 대표이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 줄인다는 목표를 정하고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 제출했다.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제각기 감축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떠오른 것이 탄소포집저장기술(CCS·Carbon Capture & Storage)이다. 처음에 CCS는 탄소를 모아 땅에 묻는 황당한 구상으로 들렸지만, 지금은 탄소를 줄이고 청정 전력을 생산하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CCS는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탄소를 모아 텅 빈 유정(油井)에 묻어 버리는 기술이다. 굴뚝의 그을음을 치우는 굴뚝청소부의 기능을 거대한 첨단기술로 구현한 것이다.
최근 포집 저장 기술을 개발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그 기술을 해양에서 실증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해양수산부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건물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내놓는 청소부와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비우는 청소부 간의 알력이다. 이 때문에 국가 차원의 기술 확보와 시장 선점에 차질을 빚을 정도다.
국가 차원의 거대한 ‘굴뚝 청소 시스템’을 추진하는데 굴뚝효과가 아니라 사일로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굴뚝과 사일로의 차이는 구멍이 있느냐 없느냐, 곧 소통의 여부다. 건물 청소부와 쓰레기장 청소부 간의 대화다. 어느 한쪽이 전체를 주관하겠다고 우겨서는 안 된다.
허두영 ㈜테크업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