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실서 숨겨진 문의 흔적 발견… 이집트 “비밀의 방 존재 가능성 90%” “미녀 왕비 네페르티티가 원래 주인… 아들에게 자리 내주고 셋방 신세”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위쪽 사진)와 네페르티티 흉상. 동아일보DB
이번 조사는 올 8월 투탕카멘의 묘실을 촬영한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에서 숨겨진 문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문 뒤에 “무덤의 원래 주인인 네페르티티가 묻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영국인 고고학자 니컬러스 리브스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리브스는 또 다른 증거를 제시했다.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에는 원래 네페르티티의 칭호가 새겨졌는데 그 위에 다시 투탕카멘의 칭호가 새겨졌음을 발견한 것이다. 투탕카멘의 무덤뿐 아니라 황금 마스크도 원래는 네페르티티의 것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페르티티가 세상을 떠나자 이집트는 다시 다신교 체제로 돌아갔다. 이단적 존재가 된 아케나텐과 네페르티티의 흔적이 지워지고 남겨진 어린 왕의 이름도 ‘아텐의 살아 있는 이미지’라는 뜻의 투탕카텐에서 ‘아멘(원래 이집트 왕실의 주신·아몬)의 살아 있는 이미지’라는 뜻의 투탕카멘으로 바뀌었다. 그와 함께 원래 파라오였던 네페르티티의 무덤이 어린 파라오의 무덤으로 바뀌면서 원래의 주인이 셋방살이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이 리브스의 가설이다.
어린 파라오의 무덤은 훗날 ‘투탕카멘의 저주’라는 말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의 무덤을 발굴한 사람들이 잇달아 죽음을 맞는 현상을 두고 호사가들이 붙인 이름이다. 일각에서는 “전설적 미녀의 존재를 3400년간 감춰 두는 것이 진짜 투탕카멘의 저주로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