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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재능대 금연장학금’ 학생들 금연효과 만점

입력 | 2015-12-01 03:00:00

2009년부터 7년간 650명 담배끊어… 건강 챙기고 공부전념 일석이조
1인당 30만원씩 총 2억원 지급




11월 10일 인천재능대 교육관 중강당에서 열린 ‘2015 금연장학금 수여식 및 평생금연 선언식’에서 여학생들이 금연 실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인천재능대 제공

인천재능대 이모 씨(21·뷰티케어과 2년·여)는 최근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취업을 앞두고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을 감안해 6개월 전 인천재능대가 실시한 금연 장학금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 씨는 “부모님이 알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담배를 끊고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하니, 너무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1학년 때 금연 장학금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또 다른 이모 씨(22·컴퓨터공학과 2년)도 재수 끝에 금연에 성공해 장학금을 받았다. 그는 “담배를 끊은 뒤 천식 증세도 완전히 사라졌다. 무엇보다 깊은 수면이 가능해졌고 학업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재능대가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금연 장학금 제도가 금연을 성공시켜 주는 매개체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총 2040명이 금연 장학금에 도전해 650명이 담배를 끊었다. 이 기간 금연에 성공한 학생들에게 1인당 30만 원씩 총 1억9500만 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금연 장학금 제도를 1회성이나 전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기우 재능대 총장의 강한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 이 총장이 부임한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 화장실은 늘 담배 연기로 자욱했다. 담배꽁초가 화장실뿐 아니라 캠퍼스 곳곳에 나뒹굴 정도였다. 이 총장은 이런 모습을 보며 학생들에게 금연뿐 아니라 인성교육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교육부 차관 출신인 이 총장은 줄담배를 피우는 애연가였다. 담배를 끔찍이 좋아했던 그도 31세 때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의사인 친구의 권유로 담배를 끊었다. 이후 담배의 유해성을 잘 알게 됐다.

이 총장은 학생들에게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고 금연 구역 확대를 위한 학생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암 전문가인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을 여러 차례 초청해 금연 특강을 열었다. 이어 2009년 금연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

첫해에는 164명이 신청해 그중 43명(26.2%)이 금연에 성공했다. 2011년에는 229명이 금연 장학금에 도전해 115명이 목표를 이뤄 50%의 성공률을 보였다. 올해엔 315명이 신청해 103명이 금연에 성공(32.7%)했다.

금연 장학금에 도전하는 학생은 우선 5만 원의 장학금을 받는다. 이후 6개월간 금연에 성공하면 25만 원의 장학금을 추가로 받는다.

금연 장학금에 도전한 학생들은 6개월 동안은 7회 이상 ‘구강 니코틴 검사’를 실시(보건소가 대학 방문 5회, 학생이 보건소 방문 2회)한다. 마지막으로 금연 클리닉에서 소변검사에 통과해야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인정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재능대는 교내 일부 흡연 부스를 제외한 전 구역을 금연 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금연에 성공한 학생들이 금연을 원하는 학생들과 자주 만나 흡연의 위험성과 금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재능대는 10일 교내 교육관 중강당에서 학생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2015 금연 장학금 수여식 및 평생 금연 선언식’을 개최했다. 이 총장은 “자기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의지를 키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강이라는 재산을 우리 학생들이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