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회 “범법자 은신” 불만 폭발 끌어내기 시도하다 몸싸움도… 韓위원장 속옷 차림으로 맞서
신도들 “경찰에 자진 출석하라” 박준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을 요구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조계사 신도회는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인근에서 약 1시간 회의를 한 뒤 “만장일치로 한 위원장의 퇴거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도회 임원 10여 명은 이어 오후 3시경 한 위원장이 은신해 있는 조계사 내 관음전으로 들어가 “보름 동안 시간을 줬으면 충분한 것 아니냐”며 “이날 밤 12시까지 조계사를 나가 경찰에 자진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한상균 “아직은…” 조계사 신도회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30일 조계사 경내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불교닷컴 제공
민노총 “압박 말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30일 한상균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한 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조계종과 조계사 측은 신도회의 한 위원장 퇴거 요청에 대해 “종단이나 사찰이 아닌 신도회 차원의 대응”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종단 직영사찰로 총무원의 영향력이 강한 조계사 분위기를 감안할 때 신도회의 이번 조치에는 화쟁위의 행보에 비판적인 종단의 내부 기류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계사의 한 관계자는 “수차례 범법 행위를 한 한 위원장을 보호하면서 무조건 평화시위를 보장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등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종교단체들이 가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신도회 임원들이 물러난 뒤 관음전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할 계획은 없다”며 “한 위원장에 대한 신변 위협은 정권이 조계사를 압박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