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최대 명절이지만 기독교만의 명절이 아니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도 가족 또는 이웃과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일부 이슬람 국가도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한다. 놀랍게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인 시리아도 12월 25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예수를 무함마드(마호메트)와 같은 선지자로 인정한다.
▷테러 영향으로 서방세계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파리에선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샹젤리제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행사가 생략됐다. 미국 쇼핑가에선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을 쓰고 공공장소에서 산타나 루돌프도 사라졌다. IS가 서방국가에 대한 테러를 경고한 가운데 굳이 기독교 색채를 드러내는 인사말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을 자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뜻이다. 미국은 와스프(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에 의해 건립된 나라이지만 최근 들어 무신론자와 이슬람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미국 기독교도는 46.5%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