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FTA시대 성공전략]<上>업종별 효과 극대화 방안
지난달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안 통과 후 국내 기업들에 공통적으로 주어진 전략 과제다. ‘거대 공장’이던 중국이 ‘거대 소비시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미래 성장전략도 수출에서 내수로 급선회하고 있다.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 등 일부 품목의 경우 관세장벽 완화에 따른 직간접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유통망을 직접 활용한 소비재 판매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 기대 만발 소비재 산업
패션 및 화장품 업체들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중국 시장 공략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비싼 편이었는데 관세 인하로 가격 운영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력에서 좀 더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위생허가 규정 등이 완화돼 한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을 중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진출 21년째를 맞는 이랜드는 “현재 운영중인 5개 현지 브랜드 외에 중국 내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에서는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대기업보다 수출을 위주로 하는 중소업체들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5월 중국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에 ‘한국관’을 연 데 이어 8월에는 중국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 농식품 전용 물류센터를 만들었다. ‘한국산 식품=안심 먹거리’라는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FTA 발효 후 3∼5년은 지나야 기업들로서도 체감 효과를 누리겠지만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중국 부유층들을 타깃으로 한 한국산 가공식품류가 꽤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 관세혜택 적은 유화업종, 합작법인 세워 돌파구 ▼
○ 석유화학, 자동차부품도 중국 진출 강화
일선 업체는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에 대한 ‘역내 원산지 증명’을 강화해 관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역내 원산지 증명은 한국, 독일, 중국이 원산지인 각 부품을 결합한 모듈을 수출할 때 해당 제품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판정하는 것을 뜻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FTA로 한국이 원산지임을 증명하면 8∼10%였던 관세가 없어지게 된다”며 “담당자 교육 등을 강화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중국 수출 품목을 최대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분야도 적극적인 중국 내 진출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중국에서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우한 에틸렌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합작법인은 올해 1∼3분기 371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순항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출 품목 대부분이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거나 양허 대상에서 제외돼 직접 수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며 “합작법인을 세우는 방법으로 중국 내 영향력을 키워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산업부·소비자경제부·경제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