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왼쪽)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kt로 이적하면서 군산상고를 함께 다닌 김상현과 재회하게 됐다. 군산상고 3·4번타자를 맡았던 동갑내기 친구들은 17년 만에 다시 한 유니폼을 입고 뛴다. 스포츠동아DB
군산상고서 3·4번 치던 동갑내기
17년 만에 kt서 ‘한솥밥’ 긴 인연
17년 만에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3·4번타자가 한 팀에서 뭉쳤다. 1980년생 동갑내기인 이진영과 김상현이다.
이제 같은 kt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왼쪽과 오른쪽 각각 다른 타석에 서는 것처럼 공통점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초등학교부터 고교까지 함께 다니고 프로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보기 드문 인연의 주인공들이다.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국민 우익수’로도 불린 이진영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잘 하는 학생 스타였다. 김상현은 “2학년 때 내가 3번을 치고, 이진영이 4∼5번을 쳤다. 2009년 LG에서 잠시 함께 했지만 이렇게 서른이 훌쩍 넘어 같은 팀에서 뛰게 된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계속 팀이 달라 그동안 가깝게 지내지 못했지만, 아주 오래된 친구다”고 밝혔다.
둘은 군산상고 시절 함께 우승의 기쁨을 누리진 못했다. 이진영은 1학년 때부터 주전 중견수로 뛰며 1996년 제26회 봉황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김상현은 아직 중학생이었다. 이진영이 군산상고를 졸업한 다음해인 1999년 김상현은 주전 3루수로 뛰며 에이스 투수 이승호(NC)와 함께 제53회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했다.
내내 화려한 선수생활을 하다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팀을 옮긴 이진영, 4차례나 트레이드되고 정상에 올랐다가 추락한 경험도 있는 김상현이다. 벌써 2016년을 준비하는 두 친구의 마음은 뜨겁기만 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