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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민·사회부
작가 이외수 씨도 트위터에 ‘복면금지법 통과되면 복면가왕도 종방되나요’라며 집회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 추진을 비꼬았다.
야당이나 일부 단체는 ‘복면 착용’도 자유라고 주장한다. 집회의 자유는 곧 집회 현장에서 어떤 복장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대한민국은 누구나 알듯 집회뿐 아니라 어느 자리에서든 원하는 복장을 착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위 폭력을 막기 위해 금지한다는 집회 때 복면 착용 금지를 놓고 일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왜곡하는 행태가 국회와 온라인 공간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복면 착용 금지가 어떤 의미인지, 왜 나왔는지 잘 알면서 애써 정부 여당만 공격하겠다고 나서는 건 오히려 대중의 반감만 살 뿐이다.
배관공 손에 들린 쇠파이프는 누군가의 불편을 해소해 줄 터이고 이를 복면 시위대가 들면 공권력을 무너뜨려 민생 치안을 불안케 하는 건 분명하다. 날씨가 추울 때는 모자와 커다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리고 황사가 날리면 마스크도 써야 한다. 그럴 때 그걸 못하게 하는 정부는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마치 이런 일상의 생활 도구 사용까지 막는 법을 만드는 것처럼 현실을 호도하는 선전선동이 여기저기서 불을 뿜고 있다. 입으로는 자유를 외치면서 마음속으로는 익명의 폭력을 응원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집회 때 굳이 손에 쇠파이프를 들 생각만 아니라면 언제 어디서든 복면 쓸 자유가 허용되니 안심하고 착용하시라는 말을 하고 싶다.
김 민·사회부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