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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가 이대호를 노린다”

입력 | 2015-12-04 05:45:00

소프트뱅크 이대호. 스포츠동아DB


거포 1루수 필요해 구체적으로 영입 검토
7일 출국…윈터미팅서 ML구단들과 협상


“LA 에인절스가 이대호에게 매우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1루수 거포가 필요한 팀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 중인 한 에이전트의 말이다. 메이저리그 소식통들도 다양한 경로에서 같은 정보를 듣고 있다.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팀과 협상을 앞둔 이대호(33)에 대한 메이저리그 팀의 반응이 시작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에인절스가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이대호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의 소속사 대표이자 친형인 O2 S&M 이차호 대표는 “에이전트가 미국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복수의 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7일 미국으로 출국해 윈터미팅이 열리는 현장에서 순차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7일(한국시간)부터 11일까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이대호가 직접 날아간다는 것은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이 상당 수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대호는 3일 야구대제전이 열린 고척 스카이돔에 경남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뒤 7일 출국에 대해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휘문고 일일 감독으로 현장에 있던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중계하는데 이대호를 영상으로 만나고 싶다”고 하자 “꼭 가려고(메이저리그에) 합니다”며 웃으면서 답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프런트와 스카우트 출신인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이대호는 일본에서도 정상급 타자였고 일본시리즈 MVP(최우수선수)까지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많은 숫자의 빅리그 구단이 직접 파견한 스카우트가 상주한다. 한 번 더 검증이 됐기 때문에 이대호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이 많다. 메이저리그도 거포 타자는 항상 부족하다”고 말했다.

에인절스 1루수 자리에는 통산 560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슈퍼스타 앨버트 푸홀스(35)가 있다. 그러나 하향세가 뚜렷하다. 올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40홈런을 쳤지만 타율 0.244와 출루율 0.307이 보여주듯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11월 족저근막염 수술을 받았고 내년 시즌 1개월 이상 결장할 전망이다. 에인절스가 이대호를 원한다면 푸홀스와 함께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아 장타력과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푸홀스는 아직 6년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관건은 계약 조건이다. 박병호는 2일(한국시간) 미네소타와 5년 최대 1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 액수는 4년 1200만 달러다. 미네소타가 넥센에 지급해야 하는 포스팅 비용 1285만 달러를 더하면 4년간 평균 621만 달러를 투자하는 셈이다. 이대호는 포스팅 비용이 필요 없는 FA지만 일본에서 보장된 약 50억원의 연봉을 뒤로 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에인절스는 빅마켓 팀으로 미네소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금력을 갖고 있다. 고액의 장기계약이 많아 올해 연봉총액이 1억50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전체 7위다. 산술적으로 이대호가 일본 수준의 연봉을 받아들인다면 에인절스는 박병호와 같은 연간 500만∼600만 달러 투자로 일본리그에서 한 차례 검증을 더한 우타 거포를 잡을 수 있다. 빅마켓 팀이기 때문에 협상과정에서 선택의 폭은 넓다.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타자 마이크 트라웃(24) 등 타선의 힘이 강한 팀이다. 마운드 전력도 안정적이다. LA 지역에서 다저스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싶은 구단의 열망이 강해 한인 교포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카드로 이대호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대호의 에이전트 댄 로사노는 푸홀스를 고객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 에인절스와 매우 밀접한 관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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