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다시 내홍속으로]文-安 사실상 결별 수순
초강수 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요구를 거부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으로 야당의 내홍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 대표의 ‘초강수’에 안 의원 측과 비주류는 “분란을 증폭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치킨게임’이 결별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문의 초강수, ‘더이상 밀릴 수 없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의 ‘혁신 전대’를 두고 “(혁신의) 해법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가 제안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대신에 현 체제로 총선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문 대표는 사퇴론을 잠재울 카드로 ‘혁신 드라이브’와 ‘총선 체제 돌입’을 꺼내들었다. 그는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호남특별위원회, 인재영입위원회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하겠다”며 “혁신위원회가 만든 혁신안, 안 의원이 제안한 혁신안을 내 책임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혁신안을 포함시킨 건 마지막 연대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선출직공직자평가위를 거부하는 ‘반(反)혁신’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의 화합을 위해 용인할 수 있는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선 정면 대응하겠다”는 것.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평가를 위한 당무감사를 거부하고 있는 유성엽(전북도당위원장), 황주홍 의원(전남도당위원장)에게 “도당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하라”고 압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 안, ‘남느냐 떠나느냐’ 고심
당내에서는 안 의원이 문 대표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 측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의) 접점 찾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문 대표 측과 안 의원을 포함한 비주류 간의 막판 힘겨루기가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벌써 당 안팎에선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리스트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기자회견 전 “(문 대표가 거부해도) 혁신 전대를 끝까지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자신이 지난해 만든 새정치연합을 먼저 탈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도 깔려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 등 비주류 역시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도 거취를 두고는 말을 아꼈다.
문 대표는 이날 “(탈당은)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문 대표가 선출직공직자평가위를 끝까지 밀어붙이겠다고 밝힌 만큼 ‘평가 하위 20%’ 발표 전후로 탈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