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
올해로 민추협 창립 31주년. 김 상임의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추협 활동 당시 “고통도 많았지만 김영삼, 김대중(DJ) 두 전직 대통령을 도와 우리나라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었다는 데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민추협 활동은) 보람과 영광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김 상임의장은 현재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함께 민추협 공동 이사장을 맡고 있다.
―민추협 발족 당시 발표한 ‘민주화 투쟁 선언문’은 지금 봐도 명문이다. 누가 작성했나.
―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의 탄압이 심했을 텐데….
“걸핏하면 가택연금을 당했다. 활동의 비밀 유지가 가장 힘들었다. 당시 언론도 우리 활동을 제대로 보도할 수 없는 시기였기에 기관지를 몰래 인쇄해 뿌렸다. 그러다 걸리면 20일씩 구류형에 처해졌다. 수첩도 가지고 다닐 수 없었다. 자칫 (공안기관에) 붙들려 가면 수첩에 적힌 인사들이 우리 때문에 피해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당시 전화번호를 300개쯤 외우고 다녔다. 아침에 집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서 저녁도 집에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압박 속에서 활동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상임의장은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 3차례 구속됐다.
―‘1987년 체제’를 극복해 개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1987년 당시 ‘내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여기에 맞춰 5년 단임제를 채택했지만 이제 시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5년 단임제의 문제는 이미 다 드러난 것 아닌가. 이제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춰 개헌이 꼭 필요하다.”
김 상임의장은 2012년 10월 17일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정당 대표 등을 지낸 원로 정치인 16명과 함께 “차기 대통령 취임 1년 안에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할 것을 대선후보들에게 공식 요청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유신 선포 40년이 되는 날이었다.
“민추협은 제도적 민주화를 이루는 데 절대적 역할을 했다. 이제 질적인 면에서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데 기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YS와 DJ의 유지를 받들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민추협의 마지막 역할인 것 같다. 내년 초에 개관하는 ‘김영삼민주센터’를 중심으로 민주시민교육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