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오류?’ 온라인 음악사이트 멜론의 차트 순위가 뒤죽박죽되는 ‘사고’가 일어나 파문을 일고 있다. 사진은 4일 오류가 발생한 멜론 실시간 차트 화면. 사진출처|홈페이지 화면 캡쳐
■ 4일 밤 멜론 차트에 무슨 일이…
아델 신곡 2633계단 상승 등 뒤죽박죽
과점 체제 실시간 차트 폐지 목소리도
멜론 측 “일시적 오류…해킹은 아니다”
4일 밤 일어난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 멜론의 차트 오류를 두고 가요관계자들 사이에 뒷말이 많다. 멜론은 “단순사고”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차트 순위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사재기’ 이슈로 인해 이번 사태의 파장은 심상치 않다. 음악사이트들이 매출을 위해 음원 사재기를 사실상 방치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받아 온 상황에서 디지털 음원 시장점유율이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과점 사업자인 멜론 차트의 “오류”를 그저 무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분위기다.
4일 밤 9시 멜론 실시간 차트의 기준 순위가 뒤죽박죽 뒤섞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1분 듣기’나 다운로드만 가능한 팝가수 아델의 신곡 ‘웬 위 워 영’이 2633계단이나 뛰어 8위로 진입했고, 그의 또 다른 3곡도 37∼39위에 처음 올랐다. 1986년 나온 이재성의 ‘촛불잔치’는 뜬금없이 19위를 기록했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 수록곡 11곡 모두가 25∼26, 66∼74위로 줄을 섰고, 로이킴이 4일 내놓은 9곡도 53∼61위를 차지했다. 100위권에 진입하지 못하던 신인그룹 업텐션의 11월 앨범 수록곡 5곡은 94∼98위에 신규 진입했다. 하지만 이 곡들 가운데 대부분이 불과 1시간 만에 100위권에서 빠졌다.
관계자들의 이런 ‘설왕설래’는 한국 가요계을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음악차트의 ‘사재기’ 의혹이 아직 말끔히 가시지 않은 탓이다.
이런 의혹에 따라 최근 멜론을 제외한 국내 음악사이트들이 모두 끼워팔기형 ‘추천’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번 멜론의 사고로 “실시간 차트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멜론 측은 6일 “집계 시스템의 일시적 오류”라면서 “해킹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