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한국의 과학기술지주회사는 출연연이 중심이 된 KST와 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모여 만든 미래과학기술지주 등 2곳이 있다. 두 곳 모두 벤처 생태계의 핵심인 창업과 초기 투자를 주로 맡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KST에서 경쟁력 있는 벤처를 선정해 투자로 이어주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류지호 기획투자팀장(44)은 “벤처들이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벤처 생태계 구축이 시작된다”면서 “그 시작을 KST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벤처투자자(VC)조차 외면하고 있는 초기 벤처에 대한 투자를 주로 한다”면서 “‘훌륭한 실패’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가 출연연에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했지만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성과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KST가 설립되고 난 이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 류 팀장의 생각이다. 공공기술의 사업화 기회가 훨씬 더 많아졌고, 실패와 성공의 반복된 경험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류 팀장은 “출연연이 개발하는 공공기술은 사업화보다는 기술 자체가 중심이 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사업화를 위해서는 상품 개발, 공장 설립 등 추가적인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투자 금액 등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