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야당]대선후보 단일화 이후 앙금 못씻어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 간의 지루한 ‘공 떠넘기기’에 당내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혁신전당대회 수용을 거듭 촉구한 6일 한 당직자는 “이제 정치적으로 풀 단계도 지난 것 같다”며 “두 사람의 감정적 화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양자가 서로를 인간적으로 불신하고,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단계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 안팎에서는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관계가 틀어진 시점을 2012년 대선 후보 단일화 결정 무렵으로 보고 있다. 그해 11월 23일 안 의원이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고 잠적했을 때가 최고조의 시기였다고 한다. 문 대표는 당시 안 의원의 자택으로 선거 지원을 요청하러 갔지만 주차장에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되돌아서야 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분명히 ‘다른 곳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고 문 대표 측에 밝혔지만 막무가내로 내 집으로 향했다”며 문 대표가(혹은 문 대표 측이) 쇼를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 대표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 대표에 대한 안 의원의 불신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았다고 한다. 5월 혁신위원장 건으로 양자 회동을 했을 때나, 9월 문 대표의 재신임 국면에서 만났을 때마다 둘이 서로 다른 내용을 이야기한 게 그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문 대표 측은 “문 대표가 안 의원을 인간적으로 나쁘게 보는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가끔씩 안 의원의 행보에 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는 있었다고 했다. 안 의원은 문 대표가 끌어들이기 어려운 중도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