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행복원정대/동아행복지수] “주말에 등산하며 무료급식소 봉사, 나를 위해 사는 게 얼마만인지…” 60대는 ‘노인빈곤’에 만족감 급락
‘살면서 단 한 번도 내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학창 시절에는 좋은 대학에 가려고 애썼다. 지독히 가난했던 시절 빈곤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서다. 법률가가 되고 싶었던 꿈은 접었다. 당장 먹고사는 것이 중요했다. 취미도 연애도 사치였다. 남들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갔지만 끝은 아니었다. 시골에 남아 있는 가족, 결혼해 새로 꾸린 가족의 기대는 어깨를 짓눌렀다.’
직장인 박현호 씨(58)에게는 일이 삶의 전부였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50대 중년 남성이 됐다.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다. 자식들은 대학 공부를 마쳤다. 작지만 집도, 저축한 돈도 좀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등산을 시작했다. 주말이면 인근 무료급식소를 찾아 배식 봉사도 하고 있다. 박 씨는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딜로이트컨설팅 조사 결과 모든 연령을 통틀어 50대의 동아행복지수(동행지수)가 가장 높았다. 50대 남성(61.78)과 여성(61.85)의 행복지수는 전체 평균(57.43)에 비해 10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숙 부산대 교수(심리학)는 “지금의 50대는 급격한 산업화를 몸소 겪으며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이라며 “어느 정도 삶의 여유를 찾기 시작한 지금 스스로 가장 행복하다고 평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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