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2015년말 테러공포]“LA 총격범은 IS 추종자”… 외로운 늑대 비상령
○ 국토안보부 장관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 필요”
오바마 행정부에 비교적 우호적인 논조로 알려져 있는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번 사건이 자생적 테러에 대한 전략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정부를 향해 대테러 전략을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 파리 테러에 이어 이번 미국 테러를 돌이켜 볼 때 IS, 알카에다 등 중동을 거점으로 한 테러 집단만을 주로 겨냥한 공습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미 본토에 대한 추가 테러를 방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제임스 코미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휴대 기기와 인터넷을 이용해 스스로 급진화해 테러를 저지른다면 (이들을 막아야 하는) 우리의 시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FBI가 테러 단체와 관련된 수백 명을 추적하고 있지만 이 같은 감시망의 촉수가 이번 사건 범인들 근처에 미치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코미 국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미 의회에 “IS에 동조하고 동정 여론을 갖고 있는 미국인이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 오바마 긴급 테러대책 발표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9·11 테러 이후 미 본토에 대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정보국(DNI)을 창설하고 FBI의 대테러 능력을 강화했지만 이번 사태로 부족하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인 만큼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하는 방안이 절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장관은 비자 면제 프로그램 기준 강화 외에 미국 내 무슬림 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색출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NYT에 밝혔다. 무슬림 사회가 테러 용의자를 가려내 정부에 알려주면 정부는 백인 주류층의 ‘증오 범죄’를 막아주는 등 무슬림 사회에 모종의 ‘대가’를 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4일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무슬림 애드버킷’이라는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무슬림 사회에 대한 폭력을 조장할 수 있는 혐오 발언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정부의 추가 테러 방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연설하는 것은 2009년 취임 후 세 번째로 그만큼 이번 테러 사건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