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영상의학회에 소개된 다양한 의료 소프트웨어 기술 눈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 현장. 이 행사에서 필립스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 등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MMTT 애플리케이션(아래 사진)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필립스 제공
이번 행사에는 하드웨어 장비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 소프트웨어 기술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헬스케어 분야 글로벌 그룹 필립스는 이 자리에서 ‘인텔리스페이스포털(ISP) 버전8’을 선보였다. ISP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 다양한 영상 진단 정보를 종합해 질병을 추적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 수기 방식 벗어난 정밀한 분석 가능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 상태를 분석하면 의사 개인 역량에 따른 차이를 최소화하면서,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 결과를 얻게 된다.
의료 소프트웨어의 또 다른 장점은 시공간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환자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의사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손쉽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제조사의 영상 진단 장비를 통해 얻은 정보도 호환이 가능해 병원 간, 의료진 간 협업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폐암 등 조기 발견 수월
폐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커진 뒤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정맥의 핏덩어리가 폐혈관을 막아서 발생하는 폐색전 역시 그 크기가 작을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예를 들어 ‘CT 결절 측정’ 앱은 폐 결절의 크기와 모양, 시간에 따른 변화 양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CT 폐동맥 분석’ 앱은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든 폐색전도 정확하게 발견해 조기에 치료할 수 있게 한다. ‘MMTT’ 앱은 치료 전후 종양의 지름 변화를 그래프로 자동출력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구진모 서울대 의대 영상의학과 교수는 “고품질 영상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상을 얼마나 제대로 분석하느냐가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문제”라면서 “의료 소프트웨어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졌고 치료 예후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카고=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