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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中시장 잇는 다리… 한국, 글로벌 투자 거점 된다

입력 | 2015-12-08 03:00:00

[韓中 FTA시대 성공전략]<下>외국자본 유치 활성화




#1. 중국 베이하이(北海)그룹은 2019년까지 2000만 달러(약 234억 원)를 투입해 충남 당진시에 화장품·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한국산 화장품이 인기가 높다는 점을 활용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역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2. 체코의 한 맥주회사는 최근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맥주 생산 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항만이 가까워 중국 진출에 유리하기 때문에 한국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해 정식 발효를 앞두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는 단지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수출을 겨냥한 선진국 기업이나 한국과 FTA를 맺은 나라로 수출할 것을 염두에 둔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중 FTA를 매개로 한 투자 유치를 통해 한국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후 예상되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중국의 한국 투자는 17억4600만 달러(신고액 기준)로,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11억8900만 달러)를 넘어섰다.

기존에는 제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투자 중심이었지만 최근 들어 제조·서비스업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투자가 증가하는 등 투자 유형이 다변화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비롯해 반도체, 게임, 영화, 식품 등에서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국내에 제조 시설을 설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 방식이 한국 내수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중 FTA 발효 이후로는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과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해외 진출형 투자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이나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은 내수시장이 협소해 투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한중 FTA를 통로로 한국이 글로벌 투자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기술적 우위 산업, 고급 소비재 분야, 관광·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를 활용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기업들은 특히 식품 화장품 패션 문화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소비재 부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한국 투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이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자본이 제주를 잠식한다는 우려에 따라 제주시가 중화권 부동산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대법원이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이 부당하게 인가돼 토지 수용이 무효라고 판결해 지난달 사업자인 버자야그룹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상대로 35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녹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도 최근엔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외국 의료기관) 문제로 인해 공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에 투자한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이미 인허가가 난 사업도 휘청거리는데 어느 기업이 투자하겠느냐”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 정책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제주도와 협력해 이미 인가된 프로젝트의 경우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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