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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 “국민 불륜남? 시청자 눈빛이 달라졌어요”

입력 | 2015-12-08 07:05:00

주부 시청자들의 욕을 먹던 지진희가 이제는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 있어요’에서 한 여자만을 향한 순애보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여느 20대 스타보다 더한 애절한 눈빛연기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 SBS ‘애인 있어요’ 최진언 역

욕 먹던 분위기 끝!…“잘 보고 있다” 반전
촬영현장 가면 연적관계 이규한과 신경전
김현주, 내 연기가 돋보이도록 잘 받쳐줘


한때 “천하의 죽일 놈”이라는 욕까지 먹었다. 어딜 가도 ‘불륜남’이라는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던 지진희(44)가 이젠 “네 눈빛 때문에 설레 미치겠다”는 말을 들으며 주말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대 ‘꽃미남’도 아닌 40대 유부남 배우에게 여성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이 쏠려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SBS 주말드라마 ‘애인 있어요’에서 지진희가 연기하는 최진언 때문이다.

극 초반, 이혼은 하지 말자고 매달리는 아내를 처참하게 버리고 후배와 바람을 피운 캐릭터 때문에 손가락질까지 받았지만, 이제는 그를 빼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다.

7일 서울 강남 한 음식점에서 만난 지진희는 “‘국민 불륜남’에서 상황이 역전됐다”며 웃었다.

“며칠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집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예전과 다르게 눈빛이 달라졌다. 그러면서 ‘잘 보고 있다’고 말하더라. 아내한테도 혼이 많이 났다. TV를 같이 보다가 ‘진짜 나쁜 놈’ ‘네가 더 나쁜 놈’이라고 하더라. ‘왜 나한테 그러느냐’고 따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재미있게 보고 있어 흐뭇하다.”

극중 지진희는 이혼한 아내(김현주)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다시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오자 과거 뜨겁게 사랑했던 감정이 떠올라 “다시 결혼해 달라”고 구애한다. 나지막이 깔리는 그의 저음과 몇 초간 눈을 깜빡이지 않고 상대를 지긋이 바라보는 눈빛은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온갖 욕을 먹던 초반과 비교하면 완전 ‘분위기 반전’이다.

“오로지 한 여자만 사랑하는 캐릭터다. 순수했던 과거와 달리 무섭게 변하는 김현주의 괴물 같은 모습에 지쳐서 사랑을 포기했고, 마침 후배(박한별)가 있었던 것뿐이다.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불륜 이미지만 유독 돋보여서 왜곡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드라마 인기에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그의 애절한 눈빛과 멜로 연기에 대해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촬영을 하지 않는데도 현장에서 연적관계인 이규한과 김현주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인다. 내 머리를 때리며 ‘뭐하냐?’ 할 정도다. 하하! 내가 너무 빠져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김)현주 씨가 내 연기가 돋보이도록 잘 받쳐주고 있다.”

지진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대표작을 또 하나 얻었다는 평가까지 듣고 있다. 30대에 출연한 ‘대장금’을 통해 지진희라는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렸다면, ‘애인 있어요’가 그에게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해줬다.

“‘대장금’은 저의 드라마라고 말할 수 없다. 이병훈 PD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이번엔 다르다. PD와 배우들이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나아간다. 사실 멜로 연기를 잘 하지 못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더 다행인 것은 다음엔 더 나아질 거란 것이다. 제 나이에 멜로 연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다. 어른들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진희는 나이가 들어서도 애절하고 절절한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생명”이라고 했다. 그는 피곤해서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도 “죽기 직전까지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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