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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야당 내분에 국회가 안 돌아가는 답답한 현실

입력 | 2015-12-08 00:00:00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핵심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도 골든타임이 있는데 놓쳐버리면 용을 써도 소용이 없다” “내년 선거에서 국민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겠느냐”고 말했다. 여야는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전 경제활성화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의 경우 정기국회 폐회(9일) 전까지,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은 임시국회를 열어 합의 후 처리키로 이미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야당의 돌아가는 사정과 태도로 보면 정기국회 내는 말할 것도 없고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친노(친노무현)-주류와 비노(비노무현)-비주류 세력 간 내분으로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문재인 대표는 사당(私黨)역, 비주류는 분당(分黨)역, 안철수 의원은 신당(新黨)역을 향해 간다”는 말이 나온다. 어제는 비노-비주류를 대표하는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 회의에 불참해 최고위가 반쪽이 됐다. 주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할 예정이고,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사퇴 선언이 없는 한 최고위에 참여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한다. 예산안 정국 때는 원내지도부가 여당과 합의한 것을 친노-주류 쪽에서 비판하고, 문 대표는 아예 예산안과 쟁점 법안에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졌다. 이렇게 계파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친노와 비노가 최고위 회의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조직이 갈라질수록 양극단으로 달려가는 법이다. 당내 갈등이 심해질수록 문 대표는 ‘강한 리더십’을 과시하려고 정부여당에 강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제도 문 대표는 “제가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에는 비정규직을 줄이지는 못할망정 거꾸로 늘리는 법안을 용인한다면 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의 노동개혁 법안을 거세게 비판했다.

당 대표가 이렇듯 강경 발언을 하고 나서는 판에 해당 상임위나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여야 협상이 가능할 리 없다.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야당이 내분에 빠진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야당 때문에 입법공백 국정공백이 심각해지고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야당 또한 내년 선거에서 국민 앞에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