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과 행동’ 70여명 병원비 후원
벼랑 끝에 내몰린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6년째 든든한 동아줄이 돼 주는 시민모임이 있다. 회원들이 매달 1000원씩 기부금을 모아 외국인 근로자들을 돕는 ‘동행과 행동’이다.
광주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는 ‘동행과 행동’이 올해 들어 병원비가 없는 광주 전남 지역 외국인 근로자와 고려인 등 5명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고 7일 밝혔다. 동행과 행동은 2일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 현티 씨(32·여)에게 200만 원을 후원했다. 현티 씨는 최근 7개월 된 미숙아를 출산한 뒤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하지만 미숙아 치료비가 2000만 원에 달하는 등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동행과 행동은 현티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후원했다.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관계자는 “아직 현티 씨 자녀의 치료비가 남아 있어 사회의 따뜻한 손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행과 행동은 지난달 3일에는 암 수술비가 부족한 필리핀 여성 근로자에게 170만 원을 후원했다. 2013년 광주에 정착한 마리페 씨(44·여)는 최근 한 병원에서 유방암 판정을 받은 뒤 수술을 받았다. 그는 진단 당시 수술비가 400여 만 원이 나온다는 말에 놀라 수술도 받지 않고 퇴원을 했다. 딱한 사연을 접한 필리핀 친구들이 수술비 200만 원을 모았지만 나머지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의사는 수술비는 차후 문제라며 조속한 수술을 권유해 10월 26일 암 수술을 받았다. 마리페 씨는 동행과 행동이 부족한 수술비를 후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감사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항암 치료를 받은 뒤 필리핀 자녀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