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신정동 살인사건’ 전담반 꾸린 양천署 “DNA 분석 진일보” 돗자리 체액에 기대

입력 | 2015-12-08 03:00:00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이후… 검경, ‘미제사건과의 전쟁’ 채비




서울 양천경찰서 강력계는 지난달 ‘신정동 살인사건’ 전담팀을 본격 가동했다. 2005년 6월과 11월 양천구 신정동 주택가에서 20대 여성과 40대 여성이 5개월의 간격을 두고 연달아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이 10년 넘게 해결하지 못했던 미제 사건에 다시 손을 댄 이유는 올 7월 국회에서 종전엔 25년으로 돼 있던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들은 전담팀 규모를 확대하는 등 미제 사건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정동 사건 전담팀은 강력2팀 형사들로 꾸려졌다. 2팀은 양천경찰서의 6개 강력팀 중 유일하게 2005년 사건 발생 당시 근무했던 형사가 있는 팀이다. 경찰은 두 사건 모두 시신의 얼굴 부위에 검은색 비닐이 씌워져 있었고, 시신의 무릎이 뒤로 꺾여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목이 졸려 숨졌다는 공통점도 있어 두 사건의 연관성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이 새롭게 기대를 걸고 있는 건 유전자(DNA) 분석 기술의 발전이다. 분석 대상은 두 번째 사건 당시 시신을 감싼 돗자리다. 경찰은 당시 돗자리에서 피의자의 땀으로 보이는 체액의 흔적을 발견했지만, 정확한 DNA를 파악하진 못했다. 10년이 흐른 만큼 분석 기법이 진일보했을 것으로 보고 전담팀은 조만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유사 범행의 동일범 가능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충남 지역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살인을 저질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된 A 씨 접견을 시도할 계획이다. A 씨는 살인 후 시신의 얼굴을 검은 비닐로 싸고 시신 유기 때 포대를 이용하는 등 신정동 사건과 유사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 씨가 체념하고 의외의 이야기를 털어놓을지도 모른다”며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내부에서는 두 사건을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몇 가지 단서만 갖고 두 사건을 동일범 소행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첫 번째 사건과 유사한 모방 범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전혀 별개 사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