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도로공사 주전 세터 이효희(35)는 6일 안방경기에서 박종익 감독대행(36)에게 이렇게 말했다. 5세트 14-11로 앞선 상황에서 부른 작전시간 때였다. 이효희는 코트로 돌아가기 전 친구끼리 장난치듯 박 대행을 손으로 가볍게 치기도 했다.
배구에서 5세트는 15점만 따면 되기 때문에 점수 차도 여유가 있었고, 선수와 감독대행 사이에 나이 차도 크지 않아 가능한 모습이었다. 도로공사 이태관 사무국장은 “하지 않았으면 더 좋은 행동이었겠지만 친밀감의 표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사실 이 감독이 갑작스레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부터 배구계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문이 돌았다. 이 감독이 선수단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선수단이 이 감독 지도를 보이콧했다는 것이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프로배구단 최초로 독립법인을 설립해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는 등 운영 전문성을 강화했다”며 다른 공기업(팀)과 다르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소문 내용에 오해가 너무 많이 섞여 있어 답답하다”는 구단 해명이 어쩐지 ‘우리가 알아서 할게. 너희는 몰라도 돼’처럼 들렸다. 공기업에 문제 제기를 할 때마다 흔히 들을 수 있던 그 답변 말이다.
황규인·스포츠부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