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한국 영화 ‘빅2’ <상>‘히말라야’ “산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에 울컥… 코믹 가미… 마냥 무겁지만은 않아” “해발 3000m서 힘들게 촬영… 웃고 우는게 연기 같지 않아”
영화 ‘히말라야’를 위해 배우들은 감압훈련, 빙벽, 암벽 등반 등 전문 산악인에 준하는 훈련을 받고 실제 해발 3000m가 넘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촬영했다.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낸 현실감 넘치는 화면에 산악인들의 진한 동료애를 담았다. 흥미진진 제공
‘히말라야’(12세 관람가)는 에베레스트를 오르다 목숨을 잃은 동료 산악인의 시신을 찾기 위해 다시 에베레스트를 오른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쌍천만’ 배우가 된 황정민이 엄 대장, 정우가 엄 대장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후배 박무택 대원을 맡았다. 라미란, 김인권, 김원해 등 탄탄한 조연진도 포진했다. 지난해 860만 관객을 기록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이석훈 감독이 연출했고 ‘해운대’ ‘국제시장’ 등으로 흥행 ‘감’을 입증해온 JK필름이 제작했다. 산악영화라는 낯선 장르의 ‘히말라야’는 과연 ‘산으로 간 해운대’가 될 수 있을까. 영화 담당 기자 2명이 ‘히말라야’ 정복을 시도해 봤다.
▽이새샘=생고생을 사서 하는 ‘산쟁이’들의 진한 우정이 관전 포인트네. 실화여서 그런가, 마지막엔 결국 눈물이 나던걸.
▽김배중=조난 사고가 나던 2004년에 눈 속에 묻혀 있는 시신 사진을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생생해. 영화에도 나오는 바로 그 사진 말이야. 인터넷에서 꽤 화제였는데,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러 갈 것 같아.
▽김=액션캠(신체나 장비 등에 부착한 초소형 캠코더)으로 촬영을 해서 내가 직접 산을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좋았어. 특히 초반 엄 대장이 눈사태에 묻히는 장면에선 나까지 숨이 가쁘더라니까.
▽이=그러면서도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게 장점이야. 엄 대장과 박 대원이 처음 만나서 동지애를 쌓아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코믹하잖아. 배우들 연기 호흡도 좋았지?
▽김=난 초반에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산을 등정하며 동료애를 쌓는 과정이 너무 급하게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쉬웠어. 정말 힘들어서 그랬는지 배우들이 웃고 우는 게 연기 같질 않더라고. 황정민은 특히 ‘베테랑’에 이어 상대 배우를 살려주는 연기를 한 게 인상적이었고.
▽이=박 대원의 로맨스도 아기자기해. 대구 계명대 출신인 박 대원의 사투리가 제대로던데. 과거 휴대용 카세트인 ‘마이마이’나 ‘산울림’ 노래인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를 삽입해 은근슬쩍 복고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고. 단 하나, 히말라야의 절경을 좀 더 많이 보고 싶었는데 너무 찔끔 나와서 아쉬웠어.
▽이=게다가 결국 실패한 도전에 대한 이야기잖아. 사람이 극적으로 구조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목숨을 잃었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니. 그래서인지 눈물이 터지는 순간이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순간이 좀 애매하더라고.
▽김=그래도 주말에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등산객 수를 떠올려 보면 보고 싶은 사람들은 많을 듯하고. 일단 영화 속 박 대원처럼 대학 산악부에서 만나 결혼한 우리 부모님한테는 이 영화가 올겨울 ‘필수 등반 코스’가 될 듯.
▽이=‘대호’랑 비교하면 뭐가 더 잘될까? ‘대호’도 산에서 촬영하며 생고생을 했다고 하고, 흥행 1위에 빛나는 ‘명량’의 최민식이 나오고….
▽김=글쎄, 8일 ‘대호’ 시사를 보고 나서 답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