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기오염 경보는 황색-주황색-적색 순이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베이징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m³당 1000μ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의 40배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주황색 경보만 발령해 빈축을 샀다.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나쁨’ 기준은 81∼150이다. 주황색 경보가 발령되면 건설현장에서 먼지를 발생시키는 활동이 금지되고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스모그를 줄일 수는 없어도 사람이 조심하도록 최소한 알려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부가 인민의 건강은 안중에 없다는 말이냐”는 비난이 빗발치자 그제 오후 베이징 시가 사상 처음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적색 경보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기준치 8배 이상으로 3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에 따라 8일 베이징에선 자동차 홀짝제가 시행되고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휴교에 들어갔다. 어제 오후 4시 베이징 오염도는 WHO 기준치의 15배에 육박해 방독면을 쓴 오토바이 운전자까지 등장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