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재계 名장명]<4>LG, 차세대 영상 시장 주도
올해 11월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천장에 설치된 초대형 OLED 디스플레이 광고판 모습. LG전자는 55인치 크기의 곡면 OLED 디스플레이를 140장 이어 붙여 가로 8m, 세로 13m 크기로 만들었다. 동아일보DB
이 상무는 “지난해만 해도 LG TV는 대체로 구석에 전시됐지만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전시 공간을 꿰차고 있다. OLED TV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올해 OLED TV 및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했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화질이 뚜렷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 발광다이오드(LED) TV보다 응답 속도도 100배 이상 빨라 잔상(殘像)이 없는 자연스러운 화면을 구현한다.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어 두께가 얇고 전력효율도 좋아 차세대 초고화질 TV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용 패널과 관련해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플라스틱 OLED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OLED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신시장 개척에 나서자 점차 후발주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스카이워스, 창훙, 콩카가 UHD OLED TV를 출시했고, 일본의 파나소닉도 UHD 해상도의 65인치 OLED TV를 유럽시장에 내놨다. LG 측은 “중국 가전업체들이 OLED TV 제조에 뛰어들수록 OLED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질 것”이라며 경쟁자 진입을 경계하기보다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
올해 들어 OLED에 대한 LG의 투자는 더 공격적이다. 지난달 27일 경기 파주 공장에 OLED 중심의 P10라인을 새로 짓기로 하고 1차로 1조8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공장 부지는 직전 공장인 P9보다 1.5배 큰, 축구장 14개 크기의 규모(382×265m)로 100m 이상 높이로 세우기로 했다. P10라인에 최종적으로 투자될 금액은 10조 원 이상이다.
최근 실시된 2016년 임원인사에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기존에 없던 OLED 시장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OLED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며 “P10라인 투자는 한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OLED를 통해 경쟁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역사적 투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