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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세계최대 호주 광산개발 32개월만에 첫 선적

입력 | 2015-12-11 03:00:00

수주액 57억호주달러… 항만 등 건설
철광석 年5500만t 상업생산 개시
발주처 예상보다 한달이상 앞당겨… 호주 건설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호주 서부 ‘로이힐’ 광산에서 처음으로 상업생산된 철광석 10만t이 10일 항구로 옮겨져 배에 실리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호주 서북부 헤드랜드 항. 이곳에서 350km 떨어진 내륙의 ‘로이힐(Roy Hill)’ 광산에서 기차로 실려 온 철광석 10만 t이 한국 등으로 수출되기 위해 선박에 차곡차곡 실렸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세계 최대의 광산개발 사업인 로이힐 프로젝트가 착공 32개월 만에 상업 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현지 협력회사의 부도와 같은 악재를 극복하고 초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이어서 더욱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10일 호주 서부 필배러 지역의 로이힐 광산에서 처음 생산된 철광석 10만 t이 헤드랜드 항에 정박해 있는 선박에 선적됐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광산개발 사업에서 첫 선적은 철로 등 광산의 각종 부대시설이 성공적으로 지어지고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힐 프로젝트는 2013년 4월 시작된 세계 최대의 광산개발 사업으로 완공 후 연간 5500만 t의 철광석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투자금은 100억 호주달러(약 8조6000억 원)이며 이 중 삼성물산의 수주액이 약 57억 호주달러(약 4조9000억 원)다. 삼성물산은 2013년 3월 이 사업의 인프라 건설 공사를 따내 △철광석 가공처리 시설 △광산∼항만(347km) 연결 철도 △시간당 철광석 1만2700t을 선적할 수 있는 항만 등을 짓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현지 협력업체의 부도로 공사기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상황에서 발주처가 예상한 것보다 첫 선적 시기를 한 달 정도 앞당겼다. 착공부터 첫 선적까지 걸린 기간(32개월)이 호주 서부에서 완공된 비슷한 규모의 다른 광산사업보다 10개월 정도 빠르다고 삼성물산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하루 평균 2400명의 인력과 2000여 대의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에 사용된 자재 무게만 30만 t에 이른다. 이날 열린 선적 행사에서 발주처인 로이힐의 지나 라인하트 회장은 “역대 호주에서 있었던 대규모 공사(mega project)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됐다”라고 치하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규모인 로이힐 프로젝트의 첫 선적을 성공적으로 마쳐 매우 기쁘다”라며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현지 발주처와 지역사회의 신뢰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힐 프로젝트의 성공은 향후 삼성물산이 호주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올해 6월과 11월 호주 건설사 레이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주 최대의 교통 인프라 공사인 ‘웨스트 커넥스(West Connex)’ 프로젝트의 1·2단계 공사를 각각 따냈다. 삼성물산과 함께 로이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레이턴이 삼성물산의 시공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로이힐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호주 건설업체 및 발주처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있다”며 “호주 시장을 적극 개척해 저유가로 인한 해외부문 여건 악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