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바이오 눈돌려… 롯데는 첫 에탄크래커 공장 추진 한화, 태양광 사업 투자 확대
한 화학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다른 화학업체 관계자도 “유가 변동에 직격탄을 맞지 않으려면 여러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사업 구조 다각화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한국 화학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삼성-한화 간 빅딜에 이어 올해 삼성-롯데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사업 재편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다. 목적은 같다. 2012년 기준 전체 화학산업 생산액의 67%(109조 원)인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합병을 논의 중인 세계적인 화학기업 다우케미컬과 듀폰도 이익이 적은 석유화학 사업을 줄이고 미래 사업을 발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도 삼성SDI 케미칼사업과 삼성정밀화학, 삼성비피화학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정밀화학 분야 진출과 함께 석유화학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원료 다변화도 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 중 최초로 북미 셰일가스를 활용한 에탄크래커 공장을 2018년 완공 목표로 건설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3분기(7∼9월)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낸 한화큐셀이 내년 말까지 미국 넥스트에라에 1.5GW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라 수익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며 원료 포트폴리오를 나프타 콘덴세이트 액화석유가스(LPG)로 다각화했다.
SK케미칼은 1999년 매출의 77%였던 섬유·유화제품 의존도를 2013년 18%까지 줄이고 제약·바이오(37%), 친환경 소재(34%), 고기능 소재(13%) 쪽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유럽과 일본 화학기업은 오래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했다. 세계 1위 화학그룹 바스프는 1990년대 중반부터 사업 재편을 했다. 섬유와 범용플라스틱 계열은 매각 또는 분사하고 정밀화학기업 코그니스와 특수화학업체 시바 인수에 9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