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코미디언극회, 경북 청송 사과 축제에 가다
웃는 게 최고 좋은 기라
에디터 임준 포토그래퍼 허승범 취재협조 KBS코미디언극회 후원 뉴트리디데이(http://nutridday.com), 미쎌(www.miecell.com) 등
가을비가 내렸던 11월 초의 주말, 라메드 취재진은 경북의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 온 산은 붉은 자태를 뽐내며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순박하고 정갈한 시골 정경이 흘러가고 굽이굽이 주왕산 산길을 돌아 빼어난 절경을 구경하며 시내로 진입하는데 커다랗고 새빨간 사과 조형물이 들어왔다. 사과의 고장 경북 청송이었다.
지난 11월 7~8일, 양일간 경상북도 청송에서 사과축제와 어울려 KBS 개그맨들의 체육대회가 열렸다.
본 체육대회의 후원사 중에는 월간 라메드와 라메드의 제휴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월간 라메드의 취재진과 제휴사 담당자들은 이틀간 청송의 명품 사과를 즐기며 KBS 개그맨들과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어스름해지는 토요일 저녁, 청송 사과 축제가 열리는 행사장은 을씨년스럽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차장은 방문한 내방객의 차량으로 꽉 차 있었고, 곳곳에 가설된 특산품 및 행사 관련 부스 앞에는 많은 이들이 유쾌한 웃음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과연 사과의 고장답게 부스마다 사과와 관련된 상품이나 행사가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었고 한눈에도 청송 사과는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인기 개그맨들이 등장했다. 청소년들의 환호성과 지역 주민들의 넉넉한 웃음이 더해지고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저희 같은 사람들을 연예인이라고 하죠. 오우, 휘파람 좋아요. 그렇게만 해주세요!”
이광섭은 넉살 좋은 멘트로 청송군민들의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개콘 인기 코너들이 연이어 선보여졌다. 베테랑 등 TV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기 코너들을 바로 눈앞에서 구경할 수 있다는 것에 몰입한 관객들은 연신 폭소와 환호성을 터트렸다.
“그만하라 했제? 너 자꾸 그러면 오빠한테 뒤진데이!”
뚱뚱하지만 귀엽고 순수한 조수연의 적극적인 구애를 윤형빈이 받아주지 않자 보는 관객들은 웃으면서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개그 코너가 끝나자 윤형빈은 캐릭터를 바꾼다.
“제가 앨범 6장을 낸 기성 가수거든요. 그리고 두 소절 이상 따라 하면 표절인 거 아시죠? 그래서 한 소절씩 붙여서 노래를 만들어 봤습니다.”
수십 곡의 노래 중에 한 소절씩만 잘라 붙인 노래인데 정말 감쪽같이 한 곡의 노래가 된다. 윤형빈은 진지하게 발라드를 부르는데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에 마지막 공연자 세바스찬 임혁필이 타고난 미술적 재능으로 ‘샌드아트’를 선보였다.
“자, 여러분이 말씀하신 대로 이 모래가 아트가 되거든요. 이렇게 하면…….”
관객들은 무대 뒤 스크린에 비친 임혁필의 샌드아트에 “와!”하며 탄성을 지른다. 임혁필의 손을 따라 모래가 아름다운 그림으로 변해간다.
“청송 참 좋네요. 사과도 맛있고요. 좋은 밤 되셨으면 합니다.”
임혁필의 무대를 끝으로 그날의 모든 무대가 종료되었다. 청송군민들은 얼굴에 함박웃음을 담은 채 아쉽게 자리를 떠나 집으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온 개그맨들과 협찬사 관계자들은 저녁식사를 하며 장기자랑 무대가 준비된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개그맨 선후배들은 정겹게 술잔을 나누며 만남을 기뻐했다. 하지만 막상 장기자랑이 시작되자 후배들을 향한 선배들의 호통이 이어졌다.
“더 웃겨! 우리가 탤런트야? 우린 코미디언이야!”
후배 개그맨들의 장기자랑과 선배 개그맨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참여 덕분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렇게 청송의 첫날이 깊어갔다.
이튿날, 일요일 아침은 먹음직스러운 청송사과와 함께 시작되었다. 아침 사과는 금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식당에서 탐내듯 사과를 챙겨 배식을 하며 하루를 열었다.
과연 청송 사과는 과즙이 적절히 배합된 일등 사과였다. 당분도 적당하고 씹는 식감이 뛰어나며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여기저기서 사과 씹는 소리가 화음처럼 들려왔다. 비가 내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가 사과 씹는 소리로 상큼하게 바뀌었다.
숙소를 정리하고 오전 중에 KBS 코미디언 극회 체육대회 장소인 청송군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관내에 설치된 플랜카드와 행사 관련 시설물들, 수북이 쌓여있는 경품들과 협찬사 로고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년 KBS 코미디언 극회가 선후배들의 친목과 화합을 위해 마련하는 본 체육대회는 그 전통과 역사가 돋보이는 방송계 행사이다.
두 팀으로 나누어져 진행된 체육대회는 신입 개그맨들과 중견·원로 개그맨이 함께하는 즐거운 축제의 장이었다. 승부와 경쟁보다는 그저 모여서 논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코미디언 체육대회. 평상시에는 바쁘고 분주해서 서로 챙기지 못 했던 선후배 사이에서도 훈훈한 웃음꽃이 피어났다.
얼추 두어 시간의 체육대회 행사가 마무리되고, 장내를 마무리하는 개그맨들. 즐거운 시간 뒤에는 스케줄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동료 개그맨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았다.
“무수히 많은 선배들이 이 체육대회를 거쳐서 훌륭한 코미디언이 된 거야. 서로 도와주고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이런 행사들이 우리 KBS 코미디언 극회의 힘이고 전통이지. 모두 국민들을 웃기는 멋진 코미디언이 될 거야. 파이팅하자고!”
후배 개그맨들은 선배 개그맨들의 덕담에 힘을 얻는다.
청송군 체육관에서 나와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사과축제 행사장으로 향했다. 빗발이 날리는 일요일 오후의 행사장은 휑했지만, 차츰 가족, 친구, 연인 단위의 방문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부스마다 풍성하게 놓인 빨간 청송사과들을 볼 때마다 군침이 돌았다.
과연 좋은 사과를 먹고사는 청송군민들의 얼굴은 환하고 건강하게 보였다. 어제저녁의 공연에 이어 KBS 개그맨들은 청송 주민들과 어울리기 위한 무대 준비에 분주했다.
“그래 네가 사과 깎고, 넌 딱지 접고 그리고 네가 줄넘기하고…”
극회 임원진들이 무대 위에 올라갈 개그맨들을 독려했다. 어제저녁의 공연 때문인지 청소년들이 주변을 맴돌며 개그맨들에게 아는 체를 한다. 공연 준비로 바쁘지만 개그맨들은 손을 흔들어주며 미소를 보인다.
특히 개그맨 김진은 성대모사와 저글링 개인기 등으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개그맨들과 청송군민의 사과 먹기 게임이 펼쳐졌다. 줄넘기, 딱지치기, 사과 깎기가 어우러진 본 게임은 개그맨들의 시범 무대 이후 청송군민들의 무대 참여로 이뤄졌다. 사회자 김태호가 무대로 올라온 청송군민들의 인적 사항을 물어보며 던지는 농담에 청송군민들이 자지러진다.
“춤춰봐! 못 춰? 너 아웃!”
김태호가 무대 위에서 군민들을 제대로 놀게 할 판이다. 청송군민들에게 필사적으로 춤을 추게 하고, 난감함 상황도 툭툭 던지는데 군민들은 스스럼없이 해가며 개그맨들과 하나가 된다. 개그맨 팀과 청송군민 팀으로 나뉜 대결에서 모두 열심히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개그맨들을 청송군민들이 에워싼다.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함께한다. 청송군민들은 개그맨들에게 좋은 추억을 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개그맨들의 얼굴에 만족의 웃음이 넘친다.
KBS 코미디언 극회 김성규 회장은 “청송군민은 물론이고 많은 협찬사의 도움에 감사드린다”라며 “우리 KBS 코미디언 극회는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청송사과 축제에는 두 개의 명품이 있었다. 하나는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청송 사과다. 또 하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KBS 코미디언들이다. 그 둘이 만난 청송 축제장은 명품이 명품을 만난 멋진 무대였다. 맛있는 사과를 먹고 개그맨들과 ‘잘’ 놀았다. 이틀간의 행복한 이벤트였고 멋진 여행이었다.
KBS 코미디언들은 서울로 돌아가면 잠시 풀어놓았던 카리스마를 재장전하고 온 국민들을 웃게 만들 개그 콘티를 짤 것이다. 더불어 서울로 올라가는 에디터의 머릿속을 맴도는 말이 있었다. 오전 체육대회 축사를 맡은 임희춘 원로 코미디언의 말이었다.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웃는 게 최고 좋은 겁니다. 웃어야 살 수 있습니다.”
웃자. 그러면 살 수 있다. 건강해지는 비결을 깨달으면서 차는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촬영 허승범 기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