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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중진들 ‘비대위 중재안’ 일축… 安측 “더 기대할것 없다”

입력 | 2015-12-12 03:00:00

[분당 치닫는 새정치聯]
13일 安 회견 앞두고 긴장 최고조




중재 실패… 허탈한 중진들 새정치민주연합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긴급간담회를 열고 당 내분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유인태 김성곤 의원, 이석현 국회부의장, 문희상 의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심각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11일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허사였다. 문재인 대표에게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을 촉구했지만 문 대표는 오히려 중진들을 타박했다. 문 대표는 “지난번 재신임 투표 제안 때 앞으로 대표를 흔드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돌아서자마자 다시 흔들기가 계속됐다”며 자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대표 최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중진들에게 “용퇴하라”며 맞불을 놨다. 당내 수도권, 비주류, 중진 의원들까지 나섰지만 당 혁신과 통합을 둘러싼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관계는 멀어지고 있다. 당내 갈등조차 중재하지 못한 새정치연합의 정치력 부재가 총체적 난국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당 지도부 사실상 와해

유승희, 文 면전서 사퇴 요구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왼쪽)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문 대표(오른쪽)와 전병헌 최고위원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유승희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문 대표를 향해 “대표직에서 물러나 혁신통합전당대회를 성사시키라”고 요구했다. 이미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주승용 오영식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황에서 유 최고위원까지 문 대표에게 반기를 든 것이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 불참, 최재천 정책위의장의 사퇴 등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사퇴 도미노’로 당 지도부는 사실상 와해된 상태다.

당 관계자는 “이제 문 대표의 사퇴냐, 안 의원의 탈당이냐로 압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안 의원이 13일 ‘결별’을 선언할 거란 얘기다. 안 의원 측 문병호 의원은 “이제 당 의원들이 선택해야 한다”며 “친문이냐, 반문이냐를 두고 안철수당이냐 문재인당이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막판 담판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문 대표 측도 여러 경로로 안 의원 측에 담판 의사를 타진해왔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탈당이 유력하지만 정치는 마지막 반전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 文 측, 중재 요구한 중진 의원들에게 “용퇴하라”

문희상 의원,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 중진 의원 15명은 이날 문 대표가 일단 사퇴한 뒤 안 의원과 함께 비대위를 구성하고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전날 수도권 의원들의 중재안과 비슷하지만 전대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서 혁신 전대를 주장한 안 의원의 의견까지 수용한 것이다. 전대를 고집하던 비주류 측 ‘구당모임’ 의원들도 비대위 구성 방안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최 본부장은 “비대위에서 전대 문제를 합의 결정하도록 요구하는 건 당헌에 위배된다”며 “중진들이 헌신했다면 진정성을 이해하겠지만 전부 황금 지역구 아니냐”고 비난했다. 중진들이 중재할 자격이 없다고 일축한 것이다.

문 대표와 안 의원 측 모두 중재안에 회의적이라는 게 더 문제다. 문 대표 측은 “대표가 물러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 측도 “문 대표가 혁신 전대를 거부한 상황에서 두 분이 향후 전대 개최를 협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호남에서는 문 대표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전남도의원 52명 중 44명과 기초의원 광주, 전남·북 협의회 회장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내고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 비주류 진영의 당직자는 “문 대표가 호남, 수도권 의원, 중진까지 등 돌리게 하고 마이웨이를 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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