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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北이 수소폭탄을? 가능성 상당히 희박”

입력 | 2015-12-12 03:00:00

국내전문가도 “北의 기술로는 무리”… 일각선 “기존 核폭발력 늘렸을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 가능성을 내비쳐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최근 개·보수를 마친 평천혁명사적지 시찰에 나선 김 위원장이 “우리 수령님(김일성 주석)께서 이곳에서 울리신 역사의 총성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수소폭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보유국으로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파악한 정보로는 상당히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며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 불안정과 안보 위협을 초래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야망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로 핵융합을 일으켜 위력을 1000배나 끌어올린 핵폭탄이다. 핵분열과 핵융합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핵융합 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소폭탄을 보유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 개발사업에서 한국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작은 규모의 수소폭탄을 만들려고 해도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적어도 100g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기술력과 핵시설 규모로는 이만한 양을 모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소폭탄의 기본 재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다.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간단히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원자로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의 일종인 삼중수소를 순수하게 뽑아내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 더구나 북한은 2010년 핵융합 반응을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핵융합을 일으키는 초기 연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북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쓰이는 방사성 물질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기존 핵무기의 폭발력을 늘리는 데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방문연구원은 “북한은 오래전부터 수소폭탄과 관련된 핵물질을 다루는 데 쓰이는 시설을 영변 핵시설 내에 건설해 왔다”며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쓰이는 물질을 기존 핵폭탄의 폭발력을 늘리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