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마로 1, 2/김홍모 지음/152쪽·각 권 1만2000원/보리
남들과 섞이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마로가 나타납니다. 마로는 늘 옆에 있으면서 조심스레 아이의 내면에 다가갑니다. 마로의 능력으로 아이는 가장 절망적인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시간이죠. 그 시간으로 돌아가 아빠의 죽음을 막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달라지는 것은 없다네요. 하지만 아이는 모험을 감행합니다. 평행이론에 따르면 과거의 시간 속에서는 아빠가 살아있을 테니까요. 아이의 노력으로 과거의 아빠는 사고를 당하지 않습니다. 아빠의 편안한 얼굴을 보며 현재로 돌아온 아이는 달라졌습니다. 친구와 이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거죠.
만화니까 혹은 만화여서 쉽게 접근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들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만화의 한 컷이 아니라면, 그 넘나듦을 얼마나 지루하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만화가 돌아온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까지 만화에 대한 무심함을 사죄하는 의미로 작가의 전작도 찾아봐야겠습니다. 만화란 자고로 쌓아놓고 읽어야 제맛이니 말입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