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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영남 파워기업]5년간 성장률 27%… 2020년 ‘매출액 1000억’ 도전

입력 | 2015-12-14 03:00:00

<23> 울산 제일화성




제일화성 본사 전경. 접착제와 에폭시, 우레탄, 바닥재 소재 등을 주로 생산하는 제일화성은 조만간 3D 프린팅용 소재도 생산할 계획이다. 제일화성 제공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 있는 ㈜제일화성은 정밀화학소재 부품 생산업체다. 접착제와 에폭시, 우레탄, 각종 바닥재 및 전기·전자 몰딩 소재를 주로 생산한다. 조만간 3차원(3D) 프린팅을 위한 소재도 생산할 계획이다.

제일화성은 임종일 대표(55)가 1991년 7월 부산 기장군에 설립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는 석유화학업체에 2년가량 근무한 뒤 독립했다. 1994년 법인으로 전환할 때까지는 영세한 규모였다. 법인으로 전환하던 해에 부도를 맞으면서 창사 이후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 임 대표는 악성 채권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채권을 포기했다.

일감이 없어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직원들은 한 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쉬는 날이면 임 대표와 직원들은 함께 등산을 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의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 탓인지 임 대표는 한때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외환위기까지 가까스로 넘기고 석유화학업종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제일화성도 다시 일어섰다.

2001년 10월 울산 웅촌면 고연리로 공장과 본사를 확장 이전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매출은 257억 원, 영업이익은 9억1000만 원이었다. 최근 5년간 매출 성장률은 27.22%나 된다. 매출 가운데 수출이 60%, 내수가 40%가량이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과 대만 러시아 인도 등이다.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올해 1월 온산공단으로 본사를 옮겼다. 2020년까지 매출 목표는 1000억 원이다. 몇 년 안에 상장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일화성은 전기·전자 몰딩 소재와 바닥재용 소재, 에폭시 화합물과 접착제 등을 주로 생산한다. 이 같은 제품과 함께 3D 프린팅용 소재와 기계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3D 프린팅은 빛을 비추거나 수지를 녹여 제품을 만드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제일화성은 빛을 비춰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한 에펠탑 모형 등 자사가 생산한 수지로 만든 3D 프린팅 제품을 전시해 놓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3D 프린팅용 소재 가격은 kg당 100만 원 선, 프린팅 기계는 대당 1억 원 수준이다. 제일화성은 이보다 10% 낮은 가격대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3D 프린팅회사와 함께 벤처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직원 53명 가운데 권성헌 부사장(공학박사) 등 연구인력이 14명(26%)으로 신제품 개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 제일화성 실험실. 석유화학 소재 생산업체인 이 회사는 상시종업원 53명 가운데 연구원이 14명이나 된다. 제일화성 제공

제일화성은 온산공단에 본사와 공장을 완공했지만 정상 가동에는 4개월이나 걸렸다. 석유화학업종의 안전관리를 위해 올 1월 시행된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평가등록법 때문에 인허가 절차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임 대표는 “제조업이 무너지면 산업 기반 전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 특히 울산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이기 때문에 제조업에 과도한 규제보다는 정책적으로 지원해주지 않으면 중국과 인도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일화성은 격주 토요일 오후 2시간씩 전 직원들을 상대로 안전과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 금연을 입사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직원 흡연율은 0%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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