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文 ‘기초선거 무공천’ 安공약 끝내 외면… 대선땐 빈집 찾아와 ‘문전박대 연출’도 安 잇따른 양보 ‘철수정치’ 비판받아… 윤여준 “1년9개월만에 제자리로”
“안 의원은 상당히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안철수 의원의 한 핵심 측근은 13일 새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만난 안 의원에게서 이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2012년 대선 단일화 국면 당시 문 대표가 자신이 집에 없는 사실을 알고도 ‘문전박대’당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을 두고 안 의원은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날도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수용할 생각이 없는데도 문 대표가 안 의원의 상계동 자택을 방문한 건 3년 전의 ‘데자뷔’라는 것이다.
안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새정치’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2012년 대선 후보 자리를 문 대표에게 각각 ‘양보’했다. 지난해 3월에는 민주당과의 통합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이 좌절되면서 ‘철수정치(밀리기만 한다는 의미)’라는 비판을 받았다. 안 의원은 “문 대표가 자신의 대선 공약을 어기면서까지 기초선거 공천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안 의원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안 의원이 (합당 후) 1년 9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 아니냐”며 “야권을 분열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겠지만 (안 의원이 자신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