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여행에서 자주 걸리는 병은 근육통과 타박상, 염좌, 소화장애(설사, 식체 등), 감기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병원을 찾아서 진료를 받으면 되지만 외국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약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 여행, 특히 해외여행 때는 상비약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앞서 말한 각종 질환에 쓰이는 약이 있다. 보관이 용이하도록 진액(엑기스)제나 환제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여행에 대비해서는 크게 근골격계, 소화계, 감기 약 정도로 나눠 준비하면 좋다.
동남아 등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때 추천하는 상비약은 곽향정기산이다. 물이나 음식이 달라져 설사가 날 때 사용하는 처방이다. 단기간 복용으로도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평위산은 과식 등으로 인해 소화장애가 올 때 먹으면 좋다.
추운 나라에 가거나 겨울철에 여행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초기 감기에 한약을 복용하면 1∼3일 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코가 간질거리는 등 초기 증상이 느껴질 때 먹으면 좋다. 또 구미강활탕이나 마황탕 등 몸살감기 초기에 좋은 약을 준비하는 것도 유용하다. 이 약들은 몸살감기뿐 아니라 많이 걷거나 움직여서 생기는 근육통에도 사용할 수도 있다.
위에서 말한 약은 당귀수산만 제외하고는 모두 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이다. 가까운 한의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부피도 작아서 보관하기도 편하다. 활명수 같은 액체는 비행기 반입이 어렵지만, 위에 언급한 여행용 상비 한약은 진액제나 환제이기 때문에 반입이 가능하다. 또 가볍고, 비용이 저렴하며, 유통기한이 길다. 이런 상비한약은 한번 구해놓고 나면 2년 정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나 설 연휴 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같은 상비한약을 준비해보자.
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