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천마대대 박삼영 중사(오른쪽)가 시각장애인 집의 보일러를 수리해 준 뒤 위로하고 있다. 육군 제공
“바람 새는 창문도 고쳐드려야 하는데….”
이경섭 씨(78)는 9일 강원 홍천군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소속 박삼영 중사(31)의 손을 잡은 채 한참 동안 놓지 않았다. 자비로 보일러를 수리해준 박 중사가 고마워서다.
박 중사의 선행은 6년 전 아버지가 보일러 수리비가 많이 들었다며 “추운 겨울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보일러도 못 고치겠더라”고 한 말을 들은 뒤 시작됐다. 알고 보니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보일러 수리 서비스를 받으면 공임비, 출장비를 견적보다 비싸게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 중사는 전기자격증, 보일러관리자격증을 소지하고 입대 전 보일러 설비업체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봉사에 나서게 됐다.
박 중사의 선행은 홍천군 화촌면사무소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부대로 알려왔다고 한다. 그는 “부대 인근 이웃들이라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면 큰 보람”이라고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