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야당엔 답 없어 혈혈단신으로…” 새정치聯 탈당 “정권교체 이룰 정치세력 만들것” 신당 창당 의지 후속탈당 따라 정계개편 회오리… 野혼돈 장기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탈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한 혁신전당대회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결단이다. 안 의원은 문 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이대로는 정권 교체의 희망이 없다며 독자 세력화를 예고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정권 교체의 희망은 없다”며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을 통해 새로운 정치세력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퇴진을 전제로 한 안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 이로써 안 의원은 지난해 3월 26일 민주당(현 새정치연합)과 통합하며 ‘호랑이 굴’에 들어왔지만 1년 9개월여 만에 ‘호랑이는 잡지 못한 채’ 당을 떠나게 됐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에 “실망스럽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며 대표진 사퇴 없이 갈 길을 가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흔들림 없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결의했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은 정계 개편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친노(친노무현)’ ‘1980년대 운동권’을 주축으로 한 문 대표의 ‘진보’ 세력과 ‘중도·호남 개혁 진영’을 중심으로 한 안 의원 세력이 경쟁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의원 탈당으로 내년 총선 구도는 일대일 여야 구도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을 상대로 새정치연합, 안 의원 세력, 정의당,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이 맞선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일대일’ 구도를 위한 당 대 당 통합, 선거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 등이 추진되면 야권이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후속 탈당 여부다. 안 의원 측 문병호 의원은 자신의 15일 탈당을 예고하면서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최대 30명의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당분간 문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문 대표 퇴진 요구에 집중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