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경제부 기자
최근 취재차 6년 만에 중국을 다시 찾았다. 중국은 확 달라져 있었다. 마천루가 빼곡하게 들어선 도시의 외관도, 사람들도 변해 있었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중국인들의 손 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였다.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이 일상이 된 그들의 손 위에는 현금 대신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맥도널드,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매장은 물론이고 작은 편의점에서도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지갑 없이 알리페이로 하루 생활하기’ 동영상을 살펴보자. 한 알리페이 사용자의 하루를 보여주는 이 동영상에서 주인공은 알리페이로 택시비를 결제하고, 친구와 점심을 먹고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긴 뒤 심지어 자판기에서도 알리페이로 음료수를 뽑아 마신다.
국내에서도 간편결제 업체들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거의 안 된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는 이제 막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빡빡한 규제가 기업들을 옭아매기도 했지만 기업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업체들은 단순히 간편결제 서비스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알리페이는 계열 쇼핑몰인 타오바오 등에서 결제하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위챗페이는 고객들이 해외에서도 위챗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 세계 20여 개국의 사업자들과 공격적으로 제휴를 맺어 왔다.
다행스럽게도 금융당국이 간편결제 등 핀테크에 대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중국의 플레이어들이 한국 시장을 차지하기 전에 국내 기업들이 하루빨리 스마트한 서비스들을 내놓기를 기대해 본다.
장윤정 경제부 기자 yunjung@donga.com